공개매수란 특정 주체가 기존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서 지분을 매수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공개매수 성격을 파악한다면 주가가 어느 수준에 위치할 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공개매수 대응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적대적 M&A
공개매수 사례 중 가장 주가 변동이 크고 변동성이 높지만,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케이스입니다. 공개매수를 선언한 제3자가 높은 가격에 매수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기존 경영진이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각종 변칙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합니다.
SM 경영권 분쟁(카카오 vs 하이브)
카카오가 SM 지분 9%를 확보하며 2대 주주로 등극하였고, SM이 발행하는 신주 및 전환사채를 매입하며 적대적 M&A를 시도한 케이스입니다. 당시 대주주였던 이수만 프로듀서는 법원에 신주 발행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를 법원에 신청했고, 카카오의 적대적 M&A 시도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잠깐의 소강상태에서 하이브는 이수만 대표의 지분을 인수하며 SM의 1대 주주로 올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12만원에 공개매수를 선언하며 주가가 급등하게 됩니다. 하지만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보다 더 올라가며 공개매수는 실패하게 됩니다. (이후 카카오가 시세 조작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관련자들이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카카오는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12만원)보다 더 높은 주당 15만원에 지분을 매입하겠다고 선언하며 다시 한번 주가가 급등하게 됩니다. 결국 하이브와 카카오는 과열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합의를 하며 경영권 분쟁은 끝나게 됩니다.
공개매수가 종료된 후 SM 주가는 다시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장남과 함께 지배 구조 개선을 주장하며,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를 선언했습니다. 한국앤컴퍼니는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회사로,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지분율은 42%, 그리고 우호지분까지 포함하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는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선언과 함께 주가가 급등했지만,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님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추가적으로 지분을 확보했고,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상승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끝났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2만원) 이하로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가격을 2만4천원으로 올리며, 다시 한번 경영권 분쟁의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그러나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우호세력들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며, 공개매수는 실패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에서 특이한 점은 MBK파트너스가 최소 매집 지분율 20.35%를 제시하며, 공개매수에 응하는 지분율이 최소 매집 지분율을 넘지 않으면 한주도 매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 점입니다. 현 경영진의 지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분쟁을 발생시켰기 때문에 이러한 조건을 설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개매수를 선언한 세력이 언급한 조건들을 잘 확인하고 빠르게 판단 내리는 게 현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상장폐지 목적
이미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대주주가 다른 회사에 합병시키거나, 상장폐지 후 장기적인 목적으로 경영하기 위해서 실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주주 지분율에 따라 제시하는 공개매수 가격의 편차가 큰 편 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 상장폐지
오스템임플란트는 2000억원이 넘는 횡령 사건이 발생하여 거래정지가 된 적이 있습니다. 거래정지가 해제되고 KCGI펀드가 지분을 매수하며 3대 주주로 올라갔습니다. 이와 동시에 거버넌스 선진화를 주장하며 주주서한을 발표했습니다.
MBK파트너스와 UCK의 합작 법인이 오스템임플란트 회장과 함께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고,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던 KCGI는 공개매수에 응하겠다고 발표하였고, 공개매수 성공과 함께 상장폐지가 되었습니다.
루트로닉 상장폐지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최대주주의 지분을 전부 매입하고,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최대주주의 지분을 전부 매입하면서 진행한 상장폐지이기 때문에,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경쟁세력이 없어서 공개매수에 성공했습니다.
루트로닉 공개매수 선언이 있기 몇 달 전 SM 경영권 분쟁이 있었기 때문에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기대한 주주들도 있었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너무 싼 가격에 지분을 인수해간다고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SM의 공개매수 사례와 성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빠르게 공개매수 가격에 매각하고 다른 주식을 매수하는 게 현명한 판단으로 보였습니다.
이오플로우 폭락
미국 의료기기 1위 기업인 메드트로닉이 이오플로우를 총 9710억원에 매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23년 말까지 주당 3만원에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를 하겠다고 발표하였고, 주가는 3만원 근처에 형성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3개월 후 이오플로우의 핵심 기술이 지적재산권 침해했다는 소송을 당하며 거래정지가 되었고, 거래정지 해제 후 주가는 급락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대주주가 무리한 레버리지를 통해 이오플로우 주식을 매수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주가가 폭락하며 대주주 지분 대부분이 반대매매 물량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메드트로닉은 M&A를 철회하고, 공개매수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며 3만원이던 주가는 4천원까지 급락하게 되었습니다.
3. 지분율 확대 및 주주환원
회사 주가가 횡보하거나 하락하고 있는 경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공개매수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경영진은 안정적으로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고, 주주들은 기존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한샘 대주주의 지분율 확대
한샘의 대주주는 IMM PE라는 사모펀드입니다. 사모펀드가 주당 22만원에 기존 대주주의 지분을 인수했습니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주가는 5만원 이하로 하락했습니다.
IMM PE는 펀드 가치가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서, 한샘 주가 하락을 막기위해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빠르게 하락하는 주가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건설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한샘은 적자를 기록하고, 재무상황도 악화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가 하락으로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심한 상태였습니다.
결국 IMM PE는 지분율 확대 및 회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그리고 소액주주들에 대한 주주환원을 명분으로 공개매수를 진행되었습니다. 공개매수는 한샘의 자사주 및 소액주주의 지분을 주당 5만5000원에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주주들의 공개매수 참여가 저조했지만, 한샘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공개매수에 참여시킴으로써 공개매수는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IMM PE는 지분율을 높이고 회사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샘이 매수한 자사주 평단가 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하여, 경영진이 한샘에 손해를 끼쳤다는 비난을 받게되었습니다.
결국 주가는 잠깐 반등하고 다시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결론
공개매수 성격별 분류 및 사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경우가 아니면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넘기기 힘들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장폐지 목적으로 공개매수가 진행되면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 근처에 형성되었을 때 빠르게 매도하고 나오는 게 현명하다는 것을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분율 확대 목적의 공개매수는 회사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빠르게 대응하거나, 주가 변곡점의 시그널로 해석하고 보유하는 전략으로 접근해 볼 수 있습니다.